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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리 아이, 함께 키웁시다!

저출산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2015년 합계출산율(15~49세 여성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1.24로 초저출산 국가(합계출산율 1.3 미만)이다. 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다.

2006년 제1차 저출산・고령화 대책이 시작된 지 10년간 80조 원에 가까운 재정을 투입했음에도 출산율은 계속 하락 추세다.

앞으로 5년간 198조 원을 투입해서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올해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1.2명 미만으로 세계 최저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다.

왜 그럴까?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그 중 우리사회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노력을 게을리하였기 때문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지난 7월4~11일 전국 직장인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미혼 직장인 여성의 38.3%는 ‘결혼 후 자녀를 낳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계획이 있다고 하더라도 한 명(평균 1.1명)만 낳겠다고 했다.

그리고 설문에 응한 여성들이 자녀를 한 명만 낳겠다고 답한 이유는 ‘양육’문제에 있고, 대부분의 직장인 여성은 부모(아이의 조부모)에게 자녀 양육을 도움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19일 경남 가족정책포럼이 주최한 아동 돌봄에 대한 토론에서도 이와 유사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이날 토론회는 ‘우리아이 어떻게 키울 것인가’라는 주제로 아이를 직접 기르고 있는 엄마들이 시민 패널로 나와 자녀들을 돌볼 때 어려움이 무엇인지 향후 어떤 대책들이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전문가들과 함께 토론을 하는 자리였다.

토론회에서 한 시민패널(두 아이를 둔 워킹맘)은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를 낳는 것이 왜 죄처럼 느껴지고, 애 키우는 것이 왜 벌처럼 느껴지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심경을 이야기 하였다. 청중들도 그 말에 동조하듯 작은 탄식 소리가 들렸다. 그 만큼 우리 사회가 워킹맘들이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너무 힘든 사회라는 것을 함께 공감한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정부는 아이를 낳으라고 한다. 낳기만 하면 다해 줄 것 같이 이야기한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정책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속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부를 믿지 않고 앞의 사례에서 보듯 어쩔 수 없이 모든 가족들이 다 동원되어 스스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 특히 엄마의 양육스트레스는 엄청나다. 부모들의 양육스트레스는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해진다. 부모도 아이도 행복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나라 여성행복지수와 아동들의 삶의 만족도가 세계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북유럽 국가에서는 그 땅에서 태어난 모든 아이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모든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갔다

이제는 우리도 이 땅에 태어난 모든 아이가 제대로 자랄 수 있는 좋은 토양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것을 개별 가족의 책임에서 벗어나게 해 주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가 함께 발 벗고 나서서 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개별적으로 내 아이만 돌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함께, 우리의 아이’를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동네(마을)를 중심으로 하는 공동육아운동을 제안 한다”고 한 시민 패널의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는 지역사회라면 엄청난 예산을 투여하여 홍보를 하지 않아도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아이 키우기 좋은 토양을 만들어 부모와 아이들 모두 행복한 사회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기대한다.

(칼럼)하성규-경상남도건강가정지원센터장_택1

우리 아이, 함께 키웁시다! 저작물은 자유이용을 불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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